불안은 대체로 밤에 짙어지고, 골목과 계단, 지하 통로에서 증폭된다. 스토킹과 이상 동기 범죄(뚜렷한 개인적 원한·이익과 무관하게 충동·왜곡된 동기 등으로 발생하는 범죄) 이슈가 일상 전반의 경계심을 키우는 가운데, 서울 동대문구가 생활 동선의 빈틈을 줄이기 위한 ‘촘촘한 안심망’ 가동에 들어갔다. 야간 귀가 동행, 주거 침입 예방 장비, 지하공간 비상 대응, 아동 긴급 거점까지 ‘생활안전 패키지’를 묶어 현장에서 작동하는 안전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 [코리안투데이] 안심 귀가 스카우트(사진제공: 서울시티) ⓒ 박찬두 기자 |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스토킹·이상 동기 범죄 등으로 커진 생활 불안을 낮추기 위해 학생·대학가·1인가구·아동까지 일상 동선을 촘촘히 덮는 ‘안심 사업’을 묶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서비스는 현장에서 작동할 때 의미가 있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야간 귀가 동행부터 주거 안전 장비 지원, 지하공간 비상 대응, 아동 긴급 거점까지 ‘생활권 단위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정 지역·특정 시간에만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의 실제 이동 경로와 생활 반경을 기준으로 안전 인프라를 재배치하는 접근으로 읽힌다.
야간 귀가 안전은 ‘안심 귀가 스카우트’가 한 축을 담당한다. 전용 대원이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귀갓길을 동행해, 고등학생 야간자율학습 이후 귀가, 대학가, 역세권 등 취약 시간대의 불안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청 경로도 다중화했다.
![]() [코리안투데이] 24시 스마트 원스톱 안신망 ‘안심이’ 홍보이미지(이미지제공: 서울시, 동작구) ⓒ 박찬두 기자 |
120 다산콜(‘안심이’ 선택), 스마트폰 앱 ‘안심이’, 카카오톡 ‘안심이’ 채널 등을 통해 접수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구는 현장 예방을 위해 경찰과의 협업 순찰 체계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행’ 서비스가 체감 안전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만, 운영의 성패는 실제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와 지역에 인력이 얼마나 정확히 배치되는지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현장 데이터 축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코리안투데이] 주거안전 취약계층 방범안심물품(사진제공: 서울복지신문) ⓒ 박찬두 기자 |
주거 영역에서는 ‘안심 장비 지원’이 보완책으로 제시됐다. 구는 1인가구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 초인종(방문자 확인·녹화·알림 기능을 갖춘 초인종)과 가정용 CCTV, 문 열림 감지 장치(문 개폐 여부를 감지해 경보·알림을 보내는 센서) 등 주거 침입 예방에 도움이 되는 장비 지원을 추진해 왔고, 취약 가구의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안내·지원 체계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생활 안전이 거리의 치안만으로 완결되지 않는 만큼, ‘집 안의 안전’을 공공이 일정 부분 분담하는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도움 요청 자체가 어려운 공간에 대한 대응도 포함됐다. 지하공간은 통신 환경, 시야, 유동 인구 등에서 취약성이 커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체감 공포가 커지는 대표적인 장소다. 동대문구는 신이문지하보차도 등에 ‘비명 인식 비상벨’ 등 스마트 안전 장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버튼을 누르기 어려운 긴박한 상황에서도 비명 등 특정 음향 패턴을 감지해 구조 요청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된 장치로 알려져 있다(구체 감지 기준과 오작동 방지 체계는 설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리적 ‘비상 버튼’ 중심에서 ‘상황 인지’ 중심으로 진화하는 안전 장치의 흐름을 생활 현장에 접목한 사례다.
![]() [코리안투데이] 동대문구가 신이문역 인근 지하보차도에 도입한 ‘비명 인식 비상벨’(사진제공: ddmguide) ⓒ 박찬두 기자 |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가까운 안전 거점’도 확충한다. 구는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편의점 ‘안심지킴이집’을 현재 62곳 운영 중이라고 안내했다. 길을 잃거나 위협을 느낀 아동·여성 등이 가까운 지킴이집으로 들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거점 정보를 꾸준히 알리고, 현장 협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일상적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을 안전 인프라로 활용하는 방식은, 행정이 단독으로 모든 현장을 커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민관 협력의 실용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평가된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안전은 특정 지역·특정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구민의 일상 전체와 연결된 기본”이라며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서비스로 사각지대를 줄이고, 구민이 안심하고 이동·생활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계속 촘촘히 다듬겠다”고 말했다. 안전 정책의 성과는 제도의 존재가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작동했는가’로 판정된다. 동대문구가 내세운 생활안전 패키지가 야간 동선, 주거, 지하공간, 아동 거점까지 입체적으로 맞물리며, 불안의 빈틈을 얼마나 줄여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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